2003년 12월 01일
<바키>,<아랑전> 의 작가 이타가키 케이스케에 대하여...
이곳의 지금까지의 분위기와는 거리가 있는 경파한 소재입니다만...^^
<그래플러 바키>,<바키>,<아랑전>의 작가 이타가키 케이스케의 만화에 대한 이야기를 좀 해보려 합니다.
우선 보통의 격투만화를 생각해보죠. 별처럼 많은 걸작 격투만화들이 있고 만화마다 추구하는 방향도 다양합니다. 격투를 통한 주인공의 성장을 다루는 경우도 있고, 격투를 통해 진정한 '도'란 무엇인가를 추구하기도 합니다. 격투보다는 다양한 멋진 캐릭터들을 그리는 데 주력하는 경우도 있겠고, 격투를 통해 생기는 남자들의 뜨거운 우정을 중시하는 만화도 많고, 격투게임적인 필살기묘사를 중시하기도 하고, 요즘의 이종격투기 대회 같은 스타일의 격투를 추구하는 경우도 있고... 다양합니다. 하지만 이런것은 이타가키의 만화와는 거리가 멉니다. 그가 추구하는 가치는 격투보다는 그 격투를 하는 '육체' 그 자체에 있습니다.
그의 만화에서 격투는 그자체로서의 가치보다는 '육체'가 그곳에 존재한다는 사실을 증명하기 위해서 가치를 가집니다. 다른 격투만화도 인간의 육체를 소홀히 다루는 것은 결코 아니겠지만 이타가키처럼 엄청난 박력으로 '지금 이곳에 육체가 있다'는 압도적인 존재감을 보여주지는 못합니다. 아니, 오히려 여타의 격투만화에 있어서 '육체'라는 요소는 그다지 중요한 문제가 안됩니다. 중요한 것은 그 육체를 사용한 '격투'에 있지 '육체'는 부차적인 요소일 뿐입니다.
예를 들어서... 일반적인 얼굴에 펀치한방먹이는장면을 생각해봅시다. 다른 만화라면 한방 맞은건 그냥 맞은겁니다. 효과음 집중선약간과 함께 피가 좀 튀거나 하는 타격묘사가 있을 것이고 상대는 일정 대미지를 입으며, 독자는 이를 통해 '음 한방 맞았구나 지금의 충격은 어느어느 정도겠구나' 라고 느낀후 이제 주인공이 이 격투에서 어느 정도 유리한 것인가를 계산하면서 다음 장면에서는 어떤 기술을 사용할 것인가 같은 것을 생각하면서 다음 페이지로 넘어갈 것입니다. 이것은 뭔가 대전격투게임적인 방법론입니다. 보이지 않는 체력에너지바가 존재하고, 각자는 상성관계를 가진 필살기를 보유하고서 게이지를 채우며 기회를 노려서 자신의 필살기로 승부를 짓는 그런 격투게임말입니다. 여기에는 '격투를 하는 것은 피가 튀고 살이 터지며 뼈가 부러지는 인간의 육체' 라는 평범한 진실은 잊혀지고 있습니다. 중요한것은 격투 그 자체일 뿐이죠.
이타가키의 만화는 다릅니다. 얼굴에 펀치가 한방 들어갑니다. 마음껏 과장된 무지막지한 근육질의 거한이 휘두르는 쇠망치같은 주먹이 상대의 얼굴에 꽂힙니다. 맞은 상대는 이빨이 다 부러져서 날아가고 턱뼈가 어긋나며 살은 마구 터져나갑니다. 대량의 피가 땀방울과 함께 사방으로 튀고 입에선 침이 질질 흐르며 동공은 풀리고 안구가 돌출됩니다. 심지어 소변까지 지리기도 합니다. '이곳에 육체가 있다. 격투를 하는 육체가 있다'는 결코 외면할 수 없는 존재감이 엄청나게 과장된 그림을 통해서 압도적인 박력으로 전달됩니다. 일반적인 격투만화의 전체적 흐름으로 봐서는 그냥 가벼운 펀치 하나를 맞은 정도로도 이타가키는 혼신의 힘을 다해서 데미지를 입은 '육체'를 과격하게 묘사합니다. 이런 숨이 막힐것 같은 육체의 존재감이야말로 여느 격투만화에서는 느끼기 힘든 이타가키 케이스케만의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육체에만 집중하다보니 격투물의 일반적인 흐름으로 봐서는 만화가 영 아니올시다 입니다. 안면펀치 한방이 어느정도 파괴력이었나, 맞은 상대는 어느정도 타격을 주었는가 앞으로 어느정도 대미지가 더들어가면 상대가 쓰러질 것인가 하는 (다분히 격투게임적인) 전체적인 격투의 흐름따위는 모조리 무시됩니다. 분명히 0가 되었어야할 에너지바가 어느순간 100으로 다시 채워지고, 분명히 상성상으로는 이길 수 없는 필살기가 멋들어지게 그냥 퍽 들어가버리죠. 만화가 성립하기 위한 여러제반적 요소의 밸런스도 엉망입니다. 스토리전개는 막 날아다니고, 캐릭터들의 행동패턴이나 동기도 납득할 수 없는 경우가 많고, 맨손으로 미사일도 막을수 있을것 같은 먼치킨 캐릭터가 사방에서 굴러나오고, 그런 먼치킨을 어린애 다루듯 하는 더 강한 캐릭터가 다시 튀어나오는 진부한 에스칼레이트 전개에...
이처럼 육체외의 요소는 영 실망스럽습니다만...애당초 이타가키의 만화에서 그런 요소는 그다지 의미가 없습니다. 오히려 그런 요소들의 밸런스를 박살내버렸기에 이타가키가 그리는 육체의 존재감은 더욱 압도적일지도 모릅니다. 다른 요소는 전부 빵점이지만... 이타가키 케이스케가 추구하는 단 하나의 진실, 다른 모든 것을 포기하고 추구하는 단 하나의 진실 - <격투를 하는것은 피가 튀고 살이 튀는 인간의 육체와 육체. 여기에 그 육체가 존재한다!!> - 라는 그 압도적인 진실만큼은, 그의 엄청난 필력을 통해 도저히 부정할수 없는 박력으로 독자들에게 다가오고, 그의 작품세계는 리얼리티 아닌 리얼리티조차 얻게 되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거의 '구도자의 수행길'로 까지 보이는 이타가키의 육체에 대한 추구가 어디까지 갈 것인가... 팬으로서 가슴 두근거리며 계속 지켜보려 합니다.
<그래플러 바키>,<바키>,<아랑전>의 작가 이타가키 케이스케의 만화에 대한 이야기를 좀 해보려 합니다.
우선 보통의 격투만화를 생각해보죠. 별처럼 많은 걸작 격투만화들이 있고 만화마다 추구하는 방향도 다양합니다. 격투를 통한 주인공의 성장을 다루는 경우도 있고, 격투를 통해 진정한 '도'란 무엇인가를 추구하기도 합니다. 격투보다는 다양한 멋진 캐릭터들을 그리는 데 주력하는 경우도 있겠고, 격투를 통해 생기는 남자들의 뜨거운 우정을 중시하는 만화도 많고, 격투게임적인 필살기묘사를 중시하기도 하고, 요즘의 이종격투기 대회 같은 스타일의 격투를 추구하는 경우도 있고... 다양합니다. 하지만 이런것은 이타가키의 만화와는 거리가 멉니다. 그가 추구하는 가치는 격투보다는 그 격투를 하는 '육체' 그 자체에 있습니다.
그의 만화에서 격투는 그자체로서의 가치보다는 '육체'가 그곳에 존재한다는 사실을 증명하기 위해서 가치를 가집니다. 다른 격투만화도 인간의 육체를 소홀히 다루는 것은 결코 아니겠지만 이타가키처럼 엄청난 박력으로 '지금 이곳에 육체가 있다'는 압도적인 존재감을 보여주지는 못합니다. 아니, 오히려 여타의 격투만화에 있어서 '육체'라는 요소는 그다지 중요한 문제가 안됩니다. 중요한 것은 그 육체를 사용한 '격투'에 있지 '육체'는 부차적인 요소일 뿐입니다.
예를 들어서... 일반적인 얼굴에 펀치한방먹이는장면을 생각해봅시다. 다른 만화라면 한방 맞은건 그냥 맞은겁니다. 효과음 집중선약간과 함께 피가 좀 튀거나 하는 타격묘사가 있을 것이고 상대는 일정 대미지를 입으며, 독자는 이를 통해 '음 한방 맞았구나 지금의 충격은 어느어느 정도겠구나' 라고 느낀후 이제 주인공이 이 격투에서 어느 정도 유리한 것인가를 계산하면서 다음 장면에서는 어떤 기술을 사용할 것인가 같은 것을 생각하면서 다음 페이지로 넘어갈 것입니다. 이것은 뭔가 대전격투게임적인 방법론입니다. 보이지 않는 체력에너지바가 존재하고, 각자는 상성관계를 가진 필살기를 보유하고서 게이지를 채우며 기회를 노려서 자신의 필살기로 승부를 짓는 그런 격투게임말입니다. 여기에는 '격투를 하는 것은 피가 튀고 살이 터지며 뼈가 부러지는 인간의 육체' 라는 평범한 진실은 잊혀지고 있습니다. 중요한것은 격투 그 자체일 뿐이죠.
이타가키의 만화는 다릅니다. 얼굴에 펀치가 한방 들어갑니다. 마음껏 과장된 무지막지한 근육질의 거한이 휘두르는 쇠망치같은 주먹이 상대의 얼굴에 꽂힙니다. 맞은 상대는 이빨이 다 부러져서 날아가고 턱뼈가 어긋나며 살은 마구 터져나갑니다. 대량의 피가 땀방울과 함께 사방으로 튀고 입에선 침이 질질 흐르며 동공은 풀리고 안구가 돌출됩니다. 심지어 소변까지 지리기도 합니다. '이곳에 육체가 있다. 격투를 하는 육체가 있다'는 결코 외면할 수 없는 존재감이 엄청나게 과장된 그림을 통해서 압도적인 박력으로 전달됩니다. 일반적인 격투만화의 전체적 흐름으로 봐서는 그냥 가벼운 펀치 하나를 맞은 정도로도 이타가키는 혼신의 힘을 다해서 데미지를 입은 '육체'를 과격하게 묘사합니다. 이런 숨이 막힐것 같은 육체의 존재감이야말로 여느 격투만화에서는 느끼기 힘든 이타가키 케이스케만의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육체에만 집중하다보니 격투물의 일반적인 흐름으로 봐서는 만화가 영 아니올시다 입니다. 안면펀치 한방이 어느정도 파괴력이었나, 맞은 상대는 어느정도 타격을 주었는가 앞으로 어느정도 대미지가 더들어가면 상대가 쓰러질 것인가 하는 (다분히 격투게임적인) 전체적인 격투의 흐름따위는 모조리 무시됩니다. 분명히 0가 되었어야할 에너지바가 어느순간 100으로 다시 채워지고, 분명히 상성상으로는 이길 수 없는 필살기가 멋들어지게 그냥 퍽 들어가버리죠. 만화가 성립하기 위한 여러제반적 요소의 밸런스도 엉망입니다. 스토리전개는 막 날아다니고, 캐릭터들의 행동패턴이나 동기도 납득할 수 없는 경우가 많고, 맨손으로 미사일도 막을수 있을것 같은 먼치킨 캐릭터가 사방에서 굴러나오고, 그런 먼치킨을 어린애 다루듯 하는 더 강한 캐릭터가 다시 튀어나오는 진부한 에스칼레이트 전개에...
이처럼 육체외의 요소는 영 실망스럽습니다만...애당초 이타가키의 만화에서 그런 요소는 그다지 의미가 없습니다. 오히려 그런 요소들의 밸런스를 박살내버렸기에 이타가키가 그리는 육체의 존재감은 더욱 압도적일지도 모릅니다. 다른 요소는 전부 빵점이지만... 이타가키 케이스케가 추구하는 단 하나의 진실, 다른 모든 것을 포기하고 추구하는 단 하나의 진실 - <격투를 하는것은 피가 튀고 살이 튀는 인간의 육체와 육체. 여기에 그 육체가 존재한다!!> - 라는 그 압도적인 진실만큼은, 그의 엄청난 필력을 통해 도저히 부정할수 없는 박력으로 독자들에게 다가오고, 그의 작품세계는 리얼리티 아닌 리얼리티조차 얻게 되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거의 '구도자의 수행길'로 까지 보이는 이타가키의 육체에 대한 추구가 어디까지 갈 것인가... 팬으로서 가슴 두근거리며 계속 지켜보려 합니다.
# by | 2003/12/01 20:13 | 취미관련Talk (길게) | 트랙백(1) | 핑백(1) | 덧글(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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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읽으면서 김 모화백을 생각해버린 저란 인간은... (으흑 _/ ̄|○)
그 어떤 만화에서도 느낄 수 없는 절대적인 강함의 뉘앙스란 정말이지 -_ㅠb
to Bellona //요 몇년사이 수많은 유행어를 낳았던 김화백만화의 그 독특한 대사들... 그건 그냥 유행이었는지 김화백이 노리고 만든 것인지 무척 궁금합니다. '폭룡의 시' 같은걸 보고있자니 정말 노리고 만든건지도 모르겠다는 불안한 생각을 하게 되더구요...-_-
to Devilot //예... 이타가키씨의 만화가 좀 그렇긴 하죠...-_- 거의 편집광적으로 한가지에만 집착해서 만들어지는 매력이니까요. 더 파이팅도 훌륭한 작품입니다. 만화가 성립하기 위한 여러 요소가 균형있게 잘 갖추어졌으면서도 인간의 육체묘사에도 소홀하지 않는 흔치않은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to flcl // 최강이죠 그래플러 바키는!! -_-)b 다른 재미있는 격투만화도 많지만, 바키시리즈는 읽다보면 몸속에서 아드레날린이 좍좍 용솟음치는듯한 황홀경에 빠지곤 합니다...-_ㅠb
(왠지 근육에서 뼈만 죽 뺀 후 한번 정도 주물럭거려 조형한 후에 다시 뼈를 꽃아 넣은 듯한 육체들이라서... -_-;;)
애니판 바키는 아직 못봤습니다만 괜찮은 퀄리티인가 보군요. 이타가키씨 그림을 애니로 구현한다는게 쉬운 일은 아닐텐데...
김성모씨에 대해서는... 그가 한번쯤 시간과 정성을 충분히 들여서 한작품에 전력투구를 한다면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를 꼭 한번 보고 싶습니다. 지금의 그의 모습을 보고 있자면 요원한 일인듯 합니다만...
특히 아랑전의박력은 최고!였습니다
to rumic71 // 그러고보니 이타가키씨 만화엔 자위대묘사도 좀 있었군요. <그래플러 바키 외전>에서 훈련받는 도중에 '뭣이? 마운트 도바와 안토니오 이가리가 대결한다고?' 라면서 훈련땡땡이 치는 군기빠진 당나라병사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어쩌면 그 모습이 이타가키씨의 군시절 모습일까요...^^
격투왕 맹꽁이... 격투왕 맹호가 그렇게도 불리우나 보군요. 처음 알았습니다...^^
요새 바키는 갈수록 강렬한 힘과 육체의 표현보다도 너무 SFㅎㅁ에다가 시류에 영합한 츤데레 모에만화가 되어선 개인적으로 무척 바람직해 하고 있습니다.(<-뭣?)
지상최강의 츤데레인 한마 부자라던지 바키에 대한 하나야마의 하아하아야 원체 오피셜이었으니 그렇다 쳐도-
이미 잭 마누라로 찍힌 닥터 구레하라던지 도일과 눈물없이 못볼 로맨스를 연출하고 요새는 바키에게 폴인러브중인 중국4천년의 일등신부감 레츠씨라던지 `관장님을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는` 카토씨라던지 개인적으로 요새 마리미테의 유미시마코와 더불어 지지동인커플링1순위인 카쿠해황 X 한마 유지로의 백년가약이라던지...(실은 올 가을이나 연말쯤에 바키 -아마도 러브코미디- 동인지 낼 계획중...orz)
너무 캐릭터 만화에다 철학?적인내용이 되어버려선 (<-대사량이 많아졌...--;) 실망하시는 분들도 적잖이 있는거 같아요.기대하던 카쿠해황X한마유지로도 결국 `강함`으로는 유지로를 넘을수없다는 섭리만 증명한 채 어르신네들의 애정행각만 신나게 보여줬고-
(...해황님의 능글공플레이에 `썩을 영감탱이`라면서 앙탈부리는 츤데레모드 유지롱이 참으로 귀여웠...*-_-*)
저야 그런 스타일의 바키도 좋지만 다른 사형수들과의 결말이 하나야마VS스펙크급이었다면 두말할 필요없이 다시 없는 격투만화의 걸작으로 꼽았을텐데...싶은 아쉬움은 어쩔수없는거 같습니다.
확실히 좀 철학적?이랄까 설명조가 많아지고 한건 공감입니다만, 애당초부터 바키란 만화에서 그런 부분은 '그래플러바키' 시절부터 별 의미가 없었다고 생각하는지라... 바키시리즈는 물론이고 메이크어퍼니 아랑전이니 하는 여타 만화에서도 이타가키씨는 이런저런 심각한 이야기 은근히 많이 하셨습니다만, 결국 중요한건 그런게 아니었죠. 그런건 좀 과격한 표현이지만 다 '개똥철학'수준이었죠. 중요한건 그 혼신의 필력으로 그려내는 육체들. 그 육체 그 자체가 '철학' 아니겠습니까. 그게 남아있는한 바키는 여전히 좋은 만화라고 생각해요.
PS : 이타가키씨의 개똥철학중에 그나마 제일 공감갔던건 <그래플러바키 외전>의 '프로레슬링論' 정도...^^ <뼈를 내주고 살을 베는것! 그것이 프로레슬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