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07월 04일
[감상]『신시아 더 미션』or 섹스와 폭력에 대한 주절주절
그런데 가만보면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섹스는 여성캐릭터의 영역, 폭력은 남성캐릭터의 영역으로 딱딱 나눠놓는 경향이 있다. 생각해보면 굳이 이렇게 나눠놓을 이유가 없다. 결국은 이렇게 도식화한 분리야 말로 매너리즘. 자극의 가장 큰 적이 아닌가. 여성과 폭력도 꽤 잘 어울리고, 섹스와 남성도 얼마든지 맛갈나는 조합이 나올 수 있다. 거장 소리좀 듣는 능력있는 작가들은 대체로 이 점을 간파해내는 것같다.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말이지. 거장님하들의 걸작 소리 좀 듣는 물건들을 보면 항상 여자보다 더 이쁜 남자캐릭터, 남자보다 더 강인한 여성캐릭터가 나온다. 그리고 그들은 섹스와 폭력의 남성 여성 경계를 미묘하게 넘나들며 우리의 말초신경을 기쁘게 해주셨다 - 지금 내 머리속엔 10년전에 여성용 플러그슈츠를 입은 이카리 신지에게 하아하아 거리던 변태들이 떠오르고 있다 -_-
언제부터인지 거장이 아닌 그냥 평범한 내지는 듣보잡 작가들도 이 점을, 그러니까 남성캐릭터와 섹스의 조합도 꽤 꼴릴 수 있다는걸 알아차린 것 같다. 이 친구들은 거장이 아니니까 미묘하게 그딴거 없다. 걍 노골적이다. 아야사키 헤르미온느라든가 쿈코라든가 이런저런 여장남자가 인기순위 1위를 넘보는 건 그냥 귀여운 수준. 와타라세준이라든가 달려☆있어라든가, 이젠 잦이달린 히로인들에게 꼴린다고 덤비는 변태들이 사방에서 넘처나는 세상이 온것이다.
하지만 반대의 경우, 그러니까 폭력과 여성캐릭터의 조합의 경우는 뭔가 미묘하다.
아 물론 '아더왕이 잦이떼고 젖통달고 나와서 싸우는 그 물건'을 비롯해서 강한 여전사가 나와서 화끈하게 싸우는 배틀물은 요즘 한참 잘 나가고 있다. 그런데 이 물건들이 과연 '달려☆있는 히로인'만큼이나 자극적인가? 마음에 들고 안들고를 떠나서 말이다. 싸우는 여전사는 이미 수없이 반복되고 또 반복되서 클리섀인지 기호인지 여하튼 내게는 더이상 자극의 대상이 되지 못한다.
그렇다면 반대로 여성캐릭터가 피투성이가 되는 물건은? 어쩌면 꽤 신선할지도 모른다. 그러고보니 요즘 고어빠들이 설치는 것도 그래서일지도. 하지만 고어는 어디까지나 고어. 일반적으로 받아들일수 있는 한도를 까마득히 넘어선 분야다. 와타라세준 좋다는 애들도 호타루에는 기겁을 하고, 미스터YA 짤방 웃긴다고 키득대는 애들도 원본 쿠소미소 테크닉을 보여주면 비명을 지르는 법이지. 게다가 피투성이 히로인은 드라큘라 대선생 시절이래 폭력보다는 섹스쪽에 더 가까운 분야다. 피가 생명을 의미하네 흡혈이 성적욕망을 상징하네 다 필요없고, 걍 정액과 애액을 피로 바꾼것에 불과하다 이 말이다.
이런 미묘한 물건들이 난무하는 속에서 <신시아 더 미션>은 대단히 돋보이는 작품이다. 미소녀 캐릭터들이 우르르 나와서 격투를 벌리는 만화도 꽤 많이 있지만 <신시아 더 미션>은 격이 다르다.
수많은 만화속에서 별별 강력한 능력을 가진 미소녀 캐릭터들이 나타나서 치열한 격투를 벌리고 있지만 과연 그 격투가 정말로 '폭력'인 것일까? 핵미사일의 스위치를 누르는 손가락을 생각해보자. 그것은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폭력이지만 별로 자극적이진 않다. 우리가 자극적이라고 느끼는 폭력이라는 것은 좀더 피와 땀냄새가 나는 생생한 것이다. 보통 만화의 미소녀전사들에게서는 그런 생생한 폭력을 느낄 수가 없다. 아무리 천지를 진동하게 하는 강력한 보구를 들었어도, 아무리 무시무시한 초능력을 갖추고 있어도, 그런 것은 폭력이 아니다. 그냥 미소녀의 아름다움을 돋보이게 하는 '악세사리'에 불과하다.
하지만 <신시아 더 미션>의 격투는 이런 류의 미소녀격투물 중에서는 거의 유일하게 진짜 폭력의 매력을 느낄 수 있다. 그것은 역시 모두가 지적하듯이 이 만화가 '바키' 스타일로 그려졌기 때문일 것이다. '격투를 하는 것은 피가 튀고 살이 터지며 뼈가 부러지는 인간의 육체'라는 것을 새삼스래 깨닫게 만드는 바키 특유의 생생한 격투 묘사. 보구니 초능력이니 그런거 없이 순수한 육체와 육체가 부딪히는 지극히 정직한 폭력을 통해 그려지는 치열한 격투는 그냥 '미소녀의 악세사리' 수준이 아닌 피가 뚝뚝 흐르는 날것의 생생함이 살아 있다.
게다가 그렇게 폭력묘사가 생생하고 매력적이니까, 여기에 대비되어서 그런지 미소녀캐릭터의 매력도 반사적으로 보다 생생하게 살아나고 있다. 치열한 격투장면 묘사를 통해, 그 격투를 치르고 있는 육체의 존재감을 압도적으로 부각시키는 것이야말로 '바키' 시리즈의 장기. 그 화풍을 따르고 있는 이 만화에서도 그같은 존재감이 - 원조만큼은 아니더라도 - 상당히 느껴지고 있고, 그 존재감이 2차원의 펜선 조합에 불과한 캐릭터에게 생명력을 불어넣는 것이려나. 이 점을 작가가 노린 것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일단은 격투만화을 표방하고 있는데도 이 만화의 캐릭터들은 그냥 노리고 만든 여성캐릭터들보다도 훨씬 매력적이다.
나는
참고 :『바키』,『아랑전』의 작가 이타가키 케이스케에 대하여...
# by | 2008/07/04 12:24 | 취미관련Talk (길게) | 트랙백 | 덧글(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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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이 아유카와 마도카를 닮아서 더 좋았어요.)
확실히 저도 재밌게 보고있어요. 에어마스터랑은 또 다른 색다른 충격이었달까...(비교하는건 아닙니다)
[신시아]만 해도 맛이 간(...) 느낌을 받아들일 수가 있는데, 다른 건 영...-_-;
어쨌거나, 제목은 신시아인데 어째 주인공이어야 할 신시아는 괴물들(.........)에 둘러싸여 점점 개그캐릭터(......)로 전락하고 있는 걸 보면 참...--;;
([어느 마술의 금서목록]의 인덱스양 생각이 불현듯...)